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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황사보다 무서운 미세먼지

미세먼지·황사로 숨 막히는 대한민국/ 미세먼지 원인과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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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세먼지 심하다더라. 조심해." 언제부터였을까. 우리의 아침 인사말이 이렇게 바뀐 것은. 예전에는 주로 봄철 황사 정도만 신경쓰던 우리들이 이제는 '미세먼지 노이로제'를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서울시내를 비롯한 대한민국은 온통 뿌옇다. 그래서인지 뉴스 속 기상예보를 볼 때도 기온이나 비 소식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외출을 삼가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기상캐스터의 상투적인 멘트가 습관처럼 전달된다.

이 미세먼지라는 '녀석'은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의 삶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했으며, 어디서부터 발생한 것일까. 단순히 중국에서 넘어왔다는 말만 여러번 들어봤을 뿐, 대부분 미세먼지의 정확한 정의나 심각성은 모른 채 황사 수준으로만 넘기는 것이 현실이다.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미세먼지, 너의 정체를 밝혀라

미세먼지는 간단히 말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건강에 해로운 작은 입자의 먼지다.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또는 제조업 공장·자동차 매연 등의 배출가스에서 발생하며,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각종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PM-10으로 표시된 문구를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통해 본 적 있을 텐데, 이는 작은 입자를 뜻하는 PM(Particle Matter)과 알갱이 지름이 10㎛(1㎛는 1000분의 1㎜)보다 작다는 뜻으로 미세먼지를 지칭한다. 지름이 2.5㎛ 이하인 경우는 PM-2.5라고 해서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미세먼지의 성분은 주로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황산염(SO42-)과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질산염(NO3-) 등이 50%이고 나머지 30%는 탄소화합물(carbon compounds), 20%는 30여 가지의 각종 중금속이다. 보통의 미세먼지는 호흡할 때 코털이나 점막에 의해 걸러지지만, 초미세먼지의 경우 여과작용 없이 폐 속으로 흡입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니 그 심각성을 알만 하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천식·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도 노출될 수 있다.

미세먼지 예측농
도가 0~30㎍/㎥이면 대기상태 좋음, 31~80㎍/㎥이면 보통, 81~120㎍/㎥이면 약간 나쁨, 121~200㎍/㎥이면 나쁨, 201~300㎍/㎥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예보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기 중 미세먼지는 하루 평균 80㎍/㎥로 보통 상태였지만, 최근에는 순간 농도가 180㎍/㎥까지 올라 건강한 사람도 가급적이면 장시간 실외활동을 줄일 것을 권고하는 정도의 기상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어린이들의 호흡기 질환이 염려된다.(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무조건 중국 탓?…국내 자체 생산도 무시 못해

미세먼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국가가 있으니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하나의 단어처럼 취급되기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황사 때문에 낙인이 찍혔던 중국은 우리나라의 눈엣가시가 돼버렸다.

막연한 편견만은 아니다. 실제 중국의 산업화가 극도로 가속화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중·일의 환경과학원이 2000년대 이후부터 10년간 함께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오염물질의 30~50%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결론 내려졌다.

다르게 보면 미세먼지의 원인은 100% 중국 탓만은 아니라는 뜻도 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미세먼지의 양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이 문제다.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70%가량으로 특히 높아 그만큼 발생량이 상당하다. 게다가 아직 환경규제도 선진화되지 않아 대책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게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날아와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축적돼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때 안개가 낀 것처럼 대기가 뿌옇게 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스모그라고 한다.
 
◆황사는 약과…시도 때도 없이 닥친다

황사든, 초미세먼지를 포함하는 스모그든 둘 다 중국의 영향이 크고, 고농도 발생 시 시정(visibility)을 악화시켜 대기가 뿌옇게 보이며 호흡기 질환을 야기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미세먼지 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 황사는 중국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높은 대기로 불어 올라간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이동해 지상으로 떨어지는 자연현상인 반면, 고농도의 미세먼지 발생은 일반 흙먼지보다 더 악성인 인위적 오염물질이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황사는 사람에게는 불편해도 알칼리성이어서 토양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약간의 이점이라도 있지만, 미세먼지는 조금의 이로움도 없다.

특히 골치 아픈 점은 예전부터 우리를 괴롭히던 황사는 봄이라는 계절에 한정됐지만, 새로 급부상 중인 중국발 미세먼지는 바람이 우리나라 방향으로 부는 순간마다 바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 우리 마음대로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경하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주무관은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입자크기가 더 미세하기 때문에 코와 점막을 통해 폐에 직접적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에서 자체 생산되는 미세먼지의 영향이 사실 더 크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노재웅 ripbi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위크> 산업부 기자. 건설·부동산 및 자동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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